태국 자유여행 - 두 아이와 한달 살기
14편) 치앙마이 자유여행 - 필수 코스 '도이수텝' 가기
지금까지 치앙마이 맛집, 카페, 숙소 등등 거의 먹고 사는 것에 대해서만 포스팅을 했는데요.
사실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'도이수텝'이었습니다.
태국 가이드북을 보고 별표를 세 개 정도 해놨을 만큼,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했었거든요.
그리하여... 우리는 도이수텝에 가기 위해 숙소에 짐을 놓자마자 밖으로 나왔습니다.
썽태우를 타고 가야니까요...
이제 흥정에 들어갈 차례,,
정말 정말 하기 싫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흥정이었는데....
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사실 거의 썽태우기사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고 해도
과언은 아닐 겁니다... (한 3주째 되던 때, 흥정따위 필요 없다는 걸 알았지만요)
우리가 흥정한 금액이 잘 기억나진 않지만,
저와 아이들 말고도 도이수텝에 가려는 일행이 또 있었습니다.
하여, 총 아이들 다섯, 어른 셋 이었죠.
왕복으로 다녀오기로 하고, 한 사람당 거의 200바트 정도 냈던 것 같습니다.
아이들 요금은 어른의 반의 깍았던 것 같고요 ^^;
도이수텝 가는 길은 꼬불꼬불한 산길이었는데요.
바이크를 대여해서 오르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.
그분들을 보면서 도이수텝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치는 건 아닐까, 그런 걱정을 살짝 했는데
가는 길에 쉬어가는 장소도 있고, 간식거리를 사먹는 곳도 있었습니다.
도이수텝에 도착해서는 기사에게 언제까지 오겠다는 말과 함께
차 번호 카메라로 찍고, 기사 연락처 받았습니다.
혹시 모르는 일이니까요 :)
과연 도이수텝은 어떤 모습일까...
기대하며 상점거리를 지나 입구에 도착했는데...
두둥.... 계단이 너무 많습니다.
아니, 많은 건 알았는데 실제로 마주하니, 둘째 녀석의 징징거림이 벌써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.
300개가 넘는 계단이 이어졌으니까요..
하는 수 없이(!), 사실 제가 더 편하고 싶어서..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습니다.
케이블카는 입장료 30밧에 20밧을 더 내면 되는데요.
케이블카.... 절대 기대하면 안됩니다.
밖이 보이지 않는, 그냥 엘리베이터입니다.
케이블카라고 해서 기대했던 아이들도 급실망..
그곳에 탄 어른들도 허탈...
몇 초만에 도착하더군요...
그래도 이렇게 편하게 왔으니 됐다며 아이들과 사원에 걷기 시작했습니다.
가이드북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도이수텝의 황금 사원과 불상.. 정말 눈이 부셨습니다.
치앙마이의 대표 사원, 치앙마이 필수 코스 등등
수식어를 여럿 단 사원답게 너무나 황홀했습니다.
경내에 들어설 때는 신발을 벗어야 하므로, 아이들과 맨발로 사원 바닥을 거닐었는데..
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지 않을까?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맨발의 시원함이 정수리까지 닿으면서 온몸이 정화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.
사실 도이수텝에는 전설이 있답니다.
신발을 신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닭이 쫓아다니면서 신발을 벗을 때까지 쪼아댄다는...
그래서 입구에 닭 사진이 걸려있습니다.
가이드북에 의하면, 이 사원에서는 전생의 운을 볼 수도 있어서 많은 여행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하는데..
직접 가서 보니, 그건 잘 모르겠고, 사람들이 스님에게 다가가 물을 맞거나, 말씀을 들었습니다...
저도 가볼까 했는데.. 줄이 좀 길더라고요.. ㅜ.ㅜ
아시죠? 아이들과 다닐 땐 줄 서서 기다리는 일이 엄청 힘든거라는 걸..
스님과 이야기를 하진 못했지만. 아이들에게도 황금사원의 감흥은 특별했습니다.
여기서 낮잠 자고 싶다, 하루종일 놀다 가자 등등
생각보다 꽤 긍정적인 표현들이 쏟아졌거든요..
썽태우 아저씨와 시간 약속만 하지 않았다면, 시원한 돌바닥과 기둥에 걸터앉아
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.
산을 타고 온 만큼 사원은 높았고 바람은 정말이지... 원초적이었습니다.
누군가의 입김도 건물의 먼지도 닿지 않은 처음 그대로의 바람....
(그곳에 다녀온지 1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그 감상이 여전합니다...^^:)
지금 생각해보니, 아이들과 제가 이곳에 특히 더 감상적이었던 이유는
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간 첫번째 사원이었고, 동전붙이기, 금박입히기, 꽃 들고 탑돌기 등등
이곳에서 처음 마주한,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'움직임'들에 감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.
또 하나, 누군가 작은 새를 사서, 방생하는 모습을 보았는데....
소원을 빈 다음, 정말 진심을 담아 기도한 뒤 새를 놓아주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.
내가 서 있는 이곳이, 어쩌면 나의 소원을 진짜로 이루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마구 솟아오르는 것 같았거든요
그래서 아이들과 33개의 종을 치기도 했고, 촛불에 불을 붙인 뒤 아이들과 소원을 빌기도 했습니다.
도이수텝.... 정말 강추합니다.
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른하고 게으른 하루를 보내기에 안성맞춤 입니다..
관광객은 많지만, 한적한 장소가 곳곳에 있으니.. 도이수텝에서 여행의 운치를 맛보시길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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